맞선 궁합, 이 사람 괜찮을까? 두 명반의 부처궁·복덕궁부터
맞선 궁합은 점수로 매기지 않습니다. 상대 부처궁이 내 명궁과 맞는지, 두 사람 명궁의 속도 차이, 복덕궁이 원하는 친밀함이 같은 방식인지 세 가지만 짚어 봅니다.
맞선 상대가 나와 맞는지에 대해 궁합이 답할 수 있는 것은 함께 지내는 데 드는 비용입니다. 인연 지수를 계산해 주지는 않습니다. 두 명반(命盤)을 나란히 놓으면 두 사람의 리듬이 서로 보완하는지, 부딪치는지가 보입니다. 누가 급하고 누가 느긋한지, 누가 인정받고 싶어 하고 누가 거리를 원하는지 같은 것들입니다. 궁합이 무엇이고 어디까지 볼 수 있는지는 궁합이란 무엇인가를 먼저 읽어 보세요. 맞선 자리는 정보가 적고 시간이 짧습니다. 그러니 세 가지만 짚어 보시고, 명반 전체를 잘 맞는지 아닌지의 점수로 바꾸지는 마세요.
내 명궁과 상대의 부처궁부터
첫째는 상대 부처궁(夫妻宮)이 원하는 것이 내 명궁(命宮)의 기본 성향과 맞는지입니다. 일이 생겼을 때 먼저 부딪치는지, 먼저 물러서는지, 먼저 따져 보는지는 그대로 데이트에 드러납니다. 상대가 연애에서 주도하고 싶은지, 보살핌을 받고 싶은지, 말로 맞서 줄 사람을 원하는지도 금방 드러납니다. 성향과 원하는 것이 어긋난다고 누가 잘못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첫 반응부터 서로 마찰이 생깁니다.
내 명궁에 자미·천부가 있으면 질서와 체면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그런데 상대 부처궁에 탐랑이나 파군이 있으면 새로움이 산소 같은 사람이라, 조건이 아무리 좋아도 안정감을 지루함으로 받아들이기 쉽습니다. 내 명궁에 태음·천동이 있으면 누군가 나를 받아 주기를 바랍니다. 상대 부처궁에 무곡·칠살이 있으면 말투가 일 처리하듯 해서 차갑게 느껴집니다. 반대로 상대 부처궁은 말로 맞서 줄 사람을 원하는데 내 명궁이 캐묻는 것을 못 견디면, 첫 식사부터 시험 보는 기분이 듭니다.
두 사람 명궁의 속도가 닮았는지보다 중요합니다
둘째는 두 사람 명궁의 별 성향입니다. 자미·천부나 무곡은 일을 정해 두려는 쪽입니다. 천기·태음이나 천동은 충분히 생각한 뒤에 움직입니다. 칠살·파군이나 탐랑은 마음먹으면 바로 행동합니다. 맞선에서는 대화가 잘 통하는 것을 잘 맞는 것으로 착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다 일주일쯤 지나면 한 사람은 벌써 얼마나 자주 만날지를 생각하고, 다른 한 사람은 아직 지켜보는 중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다음으로 두 사람 명궁의 사화(四化)를 봅니다. 한쪽은 화권(化權), 한쪽은 화기(化忌)라면 데이트가 누가 주도하고 누가 예민해지는가의 문제가 됩니다. 둘 다 화과(化科)라면 겉으로는 보기 좋지만 둘만 있을 때 속마음을 꺼내지 못할 수 있습니다. 궁합을 한 줄짜리 공식으로 정리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같은 별 조합이라도 생활 조건이 다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닮았는지보다 어디가 다른지를 보는 편이 더 쓸모 있습니다. 누가 밥을 하는지, 누가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지, 돈 이야기는 어떻게 하는지, 관계를 주변에 알릴지 말지. 일상은 이런 것들로 이루어집니다.
복덕궁이 함께 있을 때 편한지를 정합니다
셋째는 복덕궁(福德宮)입니다. 부처궁은 누구를 만나고 어떻게 주고받는지를 보고, 복덕궁은 혼자 있을 때 어떤 친밀함을 원하는지를 봅니다. 데이트할 때는 뜨거운데 집에 돌아오면 허전하다면, 대개 한쪽 복덕궁은 조용함을 원하고 상대는 늘 붙어 있기를 원하는 경우입니다. 조건은 서로 맞는데 같이 있으면 동료처럼 느껴진다면, 복덕궁은 나를 받아 줄 사람을 원하는데 상대는 맞선을 절차로만 여기는 경우입니다.
한 사람 복덕궁에는 탐랑성이, 다른 사람 복덕궁에는 천량성이 있다면 한 사람은 즐길 거리를 원하고 다른 사람은 안정된 보살핌을 원합니다. 그러면 주말을 어떻게 보낼지로 다투게 됩니다. 복덕궁에 화기가 있는 사람은 맞선 뒤 연락이 뜸한 시간을 유난히 힘들어해서, 상대 답장이 늦는 것을 거절로 받아들이기 쉽습니다. 학력, 직업, 집안 조건만 가지고 잘 맞느냐고 묻는다면 명반이 도와드릴 것이 없습니다. 그런 것은 상대를 고르는 데 쓰는 조건일 뿐, 두 사람이 어떻게 지낼지는 보여 주지 않습니다. 잘 맞는다는 것은 함께 지내는 비용이 조금 덜 들 수 있다는 뜻일 뿐이고, 생활은 결국 두 사람이 꾸려 가는 것입니다.
맞선 뒤 곧바로 결혼 이야기가 나올 때
알게 된 지 얼마 안 됐는데 혼인신고를 재촉받는다면, 먼저 부처궁이 이렇게 빨리 정해 버리는 일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봅니다. 자미나 천부가 부처궁에 있으면 절차를 다 밟아야 마음을 정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신고를 서두르면 안정감보다는 누가 정해 놓은 일에 끌려가는 느낌을 받습니다. 무곡성이 부처궁에 있으면 관계에 이름을 붙이는 일을 처리해야 할 업무처럼 여깁니다. 그래서 몇 번 만나지 않았어도 절차를 마쳤으면 충분히 지내 본 것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다음은 천이궁(遷移宮)입니다. 맞선 자리에서 본 모습과 밖에서 함께 지낼 때의 모습은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천이궁을 맞춰 보지 않고 관계를 확정하면 한쪽 면만 본 셈입니다. 부모궁(父母宮)에 화권이 있으면 혼인신고 날짜가 누가 어른 말을 잘 듣는지 시험하는 자리가 되기도 합니다. 그때 서두르는 것은 어른들이고, 두 사람이 이미 함께 지낼 수 있는 사이가 됐다는 뜻은 아닐 수 있습니다.
세 가지를 다 맞춰 보기 전에 관계를 확정하면, 맞춰 본 것은 절차뿐입니다. 몇 번 만나지 않았다면 혼인신고는 서두르지 마세요.
성사 여부는 시기에 달려 있습니다
잘 맞느냐는 함께 생활할 수 있느냐의 문제이고, 성사되느냐는 관계의 이름과 시기의 문제입니다. 두 가지는 따로 물어야 합니다.
성사 여부는 유년(流年, 한 해 운)이 부처궁을 건드리는지로 봅니다. 유년 화과가 부처궁에 들어오면 관계를 알리거나 누군가에게 소개하거나 격식 있는 자리에 나갈 일이 잦아져서, 다음 단계가 자연스럽게 마련되기 쉽습니다. 유년 화록(化祿)이면 문이 비교적 쉽게 열립니다. 그래도 두 사람 복덕궁이 원하는 친밀함이 같은 방식인지는 따져 봐야 합니다. 유년 화권이면 누가 주도하는지, 누가 먼저 약속하는지에 따라 진도가 정해집니다. 대한(大限, 10년 운)이 부처궁이나 전택궁(田宅宮)을 지나지 않으면, 유년이 아무리 밝아도 몇 번 만나 밥 먹은 데서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맞선 한 번에 대화가 뜨거웠다고 해서 앞으로 10년이 결혼으로 가는 흐름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맞선이라는 경로로 만났다면 부모궁과 노복궁(奴僕宮)을 더 봅니다. 부모궁은 어른들의 주선, 조건 비교, 집안의 허락을 보고, 노복궁은 주선자와 공통 지인을 봅니다. 부모궁에 화록이 있으면 어른들 쪽의 인맥과 주선이 가까이 있습니다. 노복궁에 화기가 있으면 소개 자체에 잡음이 섞여 있어서, 자리에서는 좋아 보여도 주변에서는 다른 이야기가 돕니다. 생년사화(生年四化)는 맞선이라는 일에서 내가 늘 보여 온 습관이고, 대한 사화는 이 10년 동안 무게가 연애에 실리는지 가정에 실리는지를 보여 줍니다. 이 둘은 유년 사화와 나눠서 읽습니다.
두 사람이 서로의 생활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을 때 명반을 나란히 볼 의미가 생깁니다. 궁합에서 명궁, 부처궁, 부모궁을 한 번에 맞춰 볼 수 있습니다.
한쪽 생년월일시만 있다면, 내가 어떻게 사랑하는지부터
맞선에서는 상대의 정확한 태어난 시간을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 때는 나를 먼저 이해하는 데서 시작하세요. 관계에서 내 첫 반응은 무엇인지, 거리가 필요한지 아니면 상대의 반응이 필요한지, 관계에 이름을 붙이는 일을 얼마나 앞세우는지를 봅니다. 내 명반을 제대로 이해해야 두 명반을 나란히 놓는 것도 의미가 있습니다. 태어난 시간이 정확하지 않으면 부처궁이 통째로 바뀌니, 확실하지 않은 명반으로 상대에게 딱지를 붙이지 마세요.
상대의 태어난 시간을 모를 때는 그 사람이 친구, 동료, 식당 직원을 어떻게 대하는지 먼저 지켜보세요. 맞선 자리의 모습보다 그쪽이 일상에 더 가까운 경우가 많습니다. 일상에서 어떻게 지내고 어떻게 다투는지는 부부 관계에서 맞춰 볼 수 있습니다. 두 사람이 서로의 생활을 터놓고 이야기할 마음이 있어야 궁합도 쓸모가 있습니다. 아무 이야기도 나누지 않는다면 명반이 아무리 잘 맞아도 종이 위의 이야기일 뿐입니다.